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214&aid=0000844748&sid1=001
[뉴스투데이]◀ 앵커 ▶
보통 학교가 문 닫을 시간에 문을 열고, 집에서 저녁 먹을 시간에 급식을 먹는다는 학교가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밥 먹는 정은 어느 학교보다 끈끈하다는 학생들.
이들이 내일 아주 특별한 행사를 연다고 하네요.
<마봉춘이 간다>에서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큰 냄비에 담긴 동태찌개에 고춧가루를 풀고, 사과와 양파는 얇게 썰어 샐러드가 담긴 큰 대야에 쏟아 넣습니다.
양념한 돼지고기에 신선한 채소를 썰어넣은 제육볶음까지 푸짐하게 만들어 냅니다.
[김윤주/'노들장애인야학' 조리사]
"일주일에 한 번은, 화요일 오후에는 꼭 제육볶음을 해주고 있어요. 고기 종류로…"
학생들의 한 끼를 준비하는 학교의 주방, 그런데 여느 학교 같은 점심 급식이 아닌 저녁 급식입니다.
수업 시작도 아침에 아닌 오후 5시.
학생들이 휠체어를 타고 등교를 시작하는데요.
바로 성인 장애인들이 공부하는 야학입니다.
"12, 13, 14.. 아, 정숙이 누나. 정숙이 누나를 빼먹었어. 하도 오랜만에 오셔서."
20대 초반에서 환갑 나이의 어르신까지,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지만 학생들의 눈빛은 누구할 것 없이 진지한데요.
장애를 가진 성인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중학교 진학도 못 하고 있는 현실에서 배움의 기회를 더 주고자 열었다는 야학.
그런데 문제는 공부만이 아니었습니다.
[박경석/'노들장애인야학' 교장]
"공부하는 시간이 또 5시부터 9시까지니까 저녁을 먹어야 할 것 아닙니까. 쉬는 시간, 저녁 시간에 어디 멀리 갈 수도 없고. 그래서 식당으로 가면 계단이 주로 많고…"
그래서 2년 전부터 시작된 무상 저녁급식.
[장애경/뇌병변 장애 1급]
"저요, 반찬요? 특히 제일 좋아하는 게 김치찌개. 그다음엔 잘 먹어요, 다. 가리지 않고."
[김명학/뇌병변 장애 1급]
"단지 돈이 없기 때문에 밥을 못 먹는 것이죠. 돈 몇천 원이 없어서…그게 없어지니 참 좋고요."
경제적인 부담도 컸지만,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입니다.
[추경진/지체장애 1급]
"내가 먹고 싶은 걸 고르는 게 아니고 먹고 싶어도 들어가지 못하는 데가 너무 많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데 메뉴 봐서 골라서 대충 먹었죠."
매일 80인분 씩, 한 달치 쌀과 김치만 3백 킬로그램이 들어 연 식비만 5천 만 원.
야학이다보니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어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모금이었다는데요.
[박경석/'노들장애인야학' 교장]
"재정은 어떻게 하느냐, 모금을 하자. 모금은 또 어떻게 하느냐…1년에 한 번 무상급식을 위한 후원행사를 준비해서 거기서 나오는 재원을 가지고…"
올해의 후원 행사는 바로 내일.
학교 앞마당에서 직접 마련한 음식과 후원받은 물품들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김명학/뇌 병변장애 1급]
"밥이 어떻게 보면 이게 참 먹는다는 건 중요하잖아요. 함께 먹고 함께 공부하는 게 참 좋아요."
<마봉춘이 간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