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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 13:25:27


핸수

저 역시도 정신없이 지난 주를 보내가지고.. 오늘에야 후기를 올립니다.

뭔가 잘 정리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어여;;;

 

저희 조는 주로 장애를 긍정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시간을 이야기했습니다.

몸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 '손상'이 어떻게 '장애화'되는가에 대한 장애의 사회적모델에 대한 의미는 공감하면서,

그렇다면 손상 자체,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혼용하는 장애 그 자체를 긍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손상이 있는 게 장점일 수 있다는 것(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은 소리를 더 잘 듣고, 예민할 수 있다)은 손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과 하나의 대쌍이 아닌가 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영어식 표현으로 장애를 differently abled라고 표현하는 것 그 역시 손상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포장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장애인들중 대부분이 비장애인의 몸과 정상성을 욕망하는데, 장애를 긍정한다는 것 역시 어떤 면에서는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가 라는 의견도 있었구요.

하지만 장애긍정 역시 손상이 어떤 사회적 조건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노들야학이라는 공간에서 야학 학생분이 느끼는 것과, 장애인의 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종로 한복판에서 느끼는 것은 다르겠죠.

의수를 사용하신 어떤 강사분이 자신의 장애에 대해 '의수는 비장애여성의 하이힐과 같다. 미적 기능이다'라고 했던 것.. 일본의 오토다케가 친구에게 '너는 팔과 다리가 없는 것으로는 절대 나를 이길 수 없다'고 얘기한 것...

장애를 긍정한다는 점은 비슷한데,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도 합니다. 같은 것 같기도 하고..;;;;

 

모리스가 제기한 부분, 즉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긍정적으로 기여한 부분은 있지만 몸의 차이에 의해 생기는 경험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다고 하여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갖는 전략적 유효함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도 있었고,

첫째 시간에 얘기나왔던 손상 역시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장애로 만들어지는 것보다 손상의 사회화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손상을 있는 그대로, 가치중립적으로 바라보자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라는 의견도 있었고.

손상을 부정적으로 보든 긍정적(다소간 왜곡시켜?!)으로 보든 어떤 위치를 할당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에서 4월 20일 즈음해서 개최한 행사가 최근에 '장애인 개성마당'이라고 하면서 장애를 개성이라고 바라보는 것에 대해,

개성이라는 것이 단순한 차이로만 여겨질 수 있고, 몸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제약들을 불분명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예전에 장애대학생들이랑 활동을 할 때 청각장애대학생이랑 손상과 장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장애라는 개념 안에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장애와 산업재해와 사고로 인해 갖게 되는 장애가 혼합되어 있는데,

그럼으로 인해 장애가 대다수의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위협으로 다가오고,

그로 인해 부정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아무리 장애의 사회적 모델을 받아들여 사회를 바꿔나간다고 해도, 손상 자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짧은 후기를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ㄴㅁ

2012.11.06 03:35:37

좀 더 나가서.. 나는 '손상' 개념도 잘 모르겠어. 중도 장애나 탄생 중에 고생해서 정말 신체 기능이 달라진 건 손상이라고 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이를 테면 원인 불명의 상태나 지극히 자연스럽게 다른 상태들도 손상인가? 그렇게 태어나기도 하잖아? 날 때부터 완벽하게 손가락이 여섯개였다면 이건 손상인가? 장애 현상은 발생할 수 있지만. 염색체 손상인가? ㅎㅎ


이런 생각이 '인간'의 원형을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원형 개념 자체가 잘못인 것 같기도 하고. 

지구 어딘가에 대대로 손가락이 날 때부터 여섯인 종족이 살고 있을 것 같아서. ㅎㅎㅎㅎ


내가 어딘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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