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매년 특수교사 1500명을 채용하겠다는 약속마저 파기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특수교육과대학생연합회(아래 특대연), 전국유아특수교육과학생연대(유대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 전국특수교육과 학과장 협의회 등은 5일 늦은 3시 안전행정부와 특수교사 충원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
현재 우리나라 정규 특수교사 수는 1만 명을 겨우 넘긴 수준으로 법정 정원(1만 7183명)의 60%가량이다. 즉 7000여 명가량이 부족하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5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안에서 2017년까지 총 7000명을 증원해 임기 내에 법정 정원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청와대에 보고한 국정과제 실천계획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특수교사 1500명을 증원해 2017년엔 법정 정원 95%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러한 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안행부는 5일 면담에서 “정부 세수가 8조~10조가량 부족해 긴축재정을 펼쳐야 한다. 각 부처에서도 공무원 정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라며 “따라서 특수교사에 대한 수요는 인정하나 정부 재정과 타 분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특수교사만을 늘릴 순 없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 참여한 부모연대 김기룡 사무처장은 “안행부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 충원 인원인 630명만큼도 늘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즉, 올해 1500명은커녕 630명도 증원 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면담에서 특대연 등은 “일반 초등은 현재 법정 정원 90%, 일반 중등은 80% 정도 확충된 상태나 특수교육은 60%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리 재정이 어려워도 특수교사만큼은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박하자, 안행부는 “특수교사 정원을 제1순위 정책과제로 하겠으나 국가 기조 때문에 곤란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면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자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며 “작년에 630명 확보했으니 올해부터 남은 4년간 매년 1500명씩 뽑아야 임기 내 법정 정원 확보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초·중·고등학교를 합쳐 현재 총 3000개 정도의 특수학급이 부족하며, 대부분 과밀학급이라 학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수학급은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부족해 더욱 투자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장애인교육에 대한 의지가 없다. 정부가 의지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현장 교사, 학부모들과 연대에 압박을 가하겠다”라고 밝혔다.
유특연 김신영 회장 또한 “아무리 예산이 적더라도 장애인 교육 쪽에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호소했으나 돌아온 안행부의 답변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특대연, 유특연 등 예비 특수교사들은 이날 면담에서 보인 안행부의 태도를 비판하고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충을 요구하는 ‘안행부 온라인 시위’를 이번 주 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주엔 전국 시·도 교육청 누리집에서 온라인 시위와 함께 시·도 교육청 앞 1인시위도 진행한다. 이어 오는 18일 낮 2시에는 서울에서 특수교사 충원 전국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