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7 11:07:48
세 가지 악에 대하여.
방울 : 관능적 쾌락. 나도 좋아. 관능적 쾌락. 그런데 니체가 말하는 관능적 쾌락은 야한 거 같지만 하나도 안 야해. 디게 어려워. 뭐랄까.
박카스 : 관음증, 성폭력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요?
방울 : 폭력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애. 함께 섞이며, 합일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어.
왜 좋은 사람끼리 좋은 거. 그런 거 같애. 엿보고 좋아하고, 때리고 좋아하는 거랑은 좀 달라. 좋아서 좋은거? 관능적 쾌락은 서로 좋아서 할 경우에는 좋을 것 같애. 그런데 모든 관능적 쾌락에는 돈이 결부되면 서로에게 안 좋을 것 같애.
방울 : 니체가 지배욕을 말하는 부분이 궁금해.
이런 거 있잖아. '너 이 새끼 내 말 들어. 내 말 안 들으면 죽어!' 니체는 이렇게 말하는 것도 괜찮다는 거야? 지배욕이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이 있어.
박카스 : 저도 그런 것에 대해 의문이 있어요. 때리는 것이 아니라 구분 짓는 것과의 싸우겠다는 것을 지배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퉁치고, 금긋고, 다르다고 말해라가 아니라 알고 다룰려고 해라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방울 : 자기 자신을 지배하고 조율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좀 더 부드러워지고, 자기를 자기가 지배하는 것. 그것 참 어려운 것이야. 습관도 고쳐야지되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찾아야 해야지도 되고, 먹는 것도 잘해야하고, 친구도 잘 새겨야하고, 공부도 하고, 술 담배도 끊어야지 되나? 아, 디게 할 거 많네.
박카스 : 술은 안 끊어도 되지 않을까. ㅎㅎ
박카스 : 이기심은 어때요? 나 하고 싶은 것 할 꺼야 와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정말 다른가?
방울 : '나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거야.' 하고 '나에게 좋은 것을 하고 살꺼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니체도 그러잖아. 이기심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박카스 : 용기에 대한 이기심이랄까. 웃음에 대한 이기심이랄까. 이런건가?
중력의 악령에 대해서.
박카스 : 중력의 악령은 무엇인가요?
방울 : 돈이지. 돈.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돈을 벌어야지 이렇게 말하잖아. 어찌되었건 중력에 눌린 사람들. 사실 나도 다시 설라고해도 돈이 있어야 서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 중력의 악령은 돈 이라는 것이지.
박카스 : 돈 적게 쓰고 함께 살 수 없을까?
방울 : 욕심이라는 부분 때문에 함께 살거나 하는 부분은 참 힘들 것 같애.
근데 같이 안 살아봤으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해.
박카스 : 오히려 같이 살거나 하면 욕심도 잘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더 속마음을 드러내야하잖아.
그럼 자기 속마음도 잘 다루게 되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요?
방울 : 이거.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니, 언젠가 나는 법을 배우고자 하는 자는 먼저 서는 법, 걷는 법, 달리는 법, 기어오르는 법, 춤추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날 수는 없는 일이다! ... 나는 밧줄 사다리로 허다한 창문에 기어오르는 법을 배웠다. 나는 민첩한 발로 높은 돛대에 오르기도 했다. 깨침의 높은 돛대에 올라 앉아 있는 것, 내게는 적지 않은 행복으로 보였다. ... 높은 돛대 위에서 자그마한 불꽃처럼 깜박이는 것. 비록 작은 빛이기는 하지만, 표류하고 있는 뱃사람이나 난파한 뱃사람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는 것이다!
박카스 : 걷는 법, 달리는 법, 도약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방울 : 비유를 든 것 같은데, 어느 단계에 머물지 말고 그 단계를 벗어나라 하는 건지.
그런 것 아니야?
박카스 : 앞에 스스로를 붙여야하지 않을까요?
스스로 걷는 것, 달리는 것, 도약하는 것. 스스로 그렇게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방울 : 내가 나한테 주인이 되면 되는 것 아니야.
박카스 : 내가 나에게 어떻게 주인이 될 수 있는데요?
방울 : 그건 잘 모르겠네. 내 주변을 가꾸는거? 아, 모르겠다.
머리 빠게지겠다.
그건 쫌 어려운 것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