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노들의 배움은 사회적 관계 맺기로부터 시작하였다. 거주시설발달장애인학생분들의 경우 시설에서 나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활동하면서 자기결정, 사회적 언어 사용, 관계 형성의 배움을 가졌다. 한 성인 발달장애인이 탈시설을 하고 수업에 참여하던 것을 오래 지켜본 교사는 다음과 같은 변화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E 누나. A 1반 수업을 하고 있을 때 그 분이 시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야학에 왔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관계가 좋지 않았어요. 공격적이었어요. 남성이 옆에 앉아도 굉장히 싫어했고 욕도 잘했고 뭔가 수업을 하는데 있어서도 함께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했어요. 노트에다 글씨 쓰는 거. 자기는 그것만 하고 싶다고 다른 것은 하기 싫다고. 이런 식의 행동을 보이셨는데 야학에서 꾸준히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수업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관계 맺는 것도 알게 되고, 의사소통도 좋아졌고, 표현력도 좋아졌고 굉장히 달라졌죠.” (야학 교사 C)
새로 맺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관계와 욕구는 서로 상관하고 있었다.
“야학에 수업을 듣는 분들이 시설에서 자립을 준비하시거나 계획된 분들이 오시잖아요. 그 분들이 학교에서 배웠다고 하지만 시설에서 있으면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똑같은 것을 배우고 하실 텐데 오셔서 배우는 것도 배우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고 하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과 자립하고 있는 분들과 비교하면서 말씀하시게 되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카페 수업 때 카페를 간 경험이 별로 없으신 분들이 계시는데 반대로 자립하신 분들은 카페를 많이 가보시고 다양한 메뉴를 먹어보고 하면서 서로 비교하면서 얘기하시면 시설에 있는 분들이 듣고 다음에 ‘나도 해보겠다.’ ‘자기도 이런 거 해보고 싶다.’ 욕구를 표출하시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저는 그게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시설에 있으면서 필요한 거를 얘기해도 해결하기가 한정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나와서 자기가 ‘이런 거를 하고 싶다.’ ‘보고 싶다.’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야학 교사 H)
야학에서의 관계 형성과 교육과정은 거주시설의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는 시설 바깥에서의 생활을 경험하고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시설 선생님이 아닌 다른 형태, 다른 태도의 선생님들이나 선생님이 아닌 지원자들도 있었고 다른 학생 이런 분들도 있었고 다른 멤버, 다르게 사는 멤버들을 야학 나오면서 계속 만나고 접하고 그랬던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시설 선생님만 보다가 자립해서 사는 사람들을 보고 또 뭔가 재밌는 거 하는 선생님들도 만나고 하면서 자기 안에 가둬놨던 것들이 자극 받지 않았을까. 그런 자극들이 중요한 거 같고 그리고 나선 이제 이분들이 야학 생활에 적응했다 싶었을 때는 야외 근처로 계속 활동 반경을 넓히는 활동들을 기획을 해서 동네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본다거나 공원 산책 계속 가고, 전시장도 가고, 광장시장도 가고 조금씩 야학 중심으로 해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하면서 못 만났던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도 보고. 탈시설 학교라고 하면 그런 활동들이 중요한 거 같애요.” (야학 교사 D)
한편 재가 성인발달장애인들에게 노들야학은 답답했던 생활의 출구가 되었다. 노들 야학이 연인, 친구, 동료관계 등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이는 장애로 인한 과거의 슬픔을 딛고 자신의 장애가 당당하다고 느끼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집에 있을 때는 시간이 안 갔어. 집에 있을 땐 너무 지루하고 방안에만 있으면 너무 지루하잖아요. 여기서 일하면 시간이 잘 가. 시간이 빨리 가. 그래서 좋아.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선생님하고 얘기도 하고. 대화도 하고 좋아요. 날짜도 금방 지나가. 그게 좋아요.” (발달장애인 학생 A)
“집에 있으면 숨이 맥혀요. 나도 장애인이니까 공부도 하니까. 그거예요. 엄마도 학교 나가라고 하고. 내가 한 번 있어봐서 알아요. 답답하고 불편해요. 학교 안 나오고 불편했어 내가. 활동 해야지 마음이 좋고 마음 따뜻하고. 마음이 편해요.” (발달장애인 학생 B)
“잘 못 걷는다고 흉봐요. 걔가. 그거 때문에 많이 울었어요. 어렸을 때니까. 1학년부터 6학년때까지 계속 놀림을 받았어요. 중학교에서도 놀림받고 고등학교 때도 놀림 받고. 혼자 밥 먹고 그랬어요. 혼자 놀고. 여기 나오고부터 친구가 많이 생겼어요. 애인도 만났잖아요. 여기 나오니까 다 잊어버렸어요. 고등학교 때 혼자 밥 먹고 혼자 놀고 그랬어요. 외로웠어요. 내가. 같이 밥 먹는 사람이 없어서. (중략) 여기 학교 잘 만났고 친구들 많이 있으니까. 선생님 잘 만났고 좋았어요. 장애가 당당하다.” (발달장애인 학생 B)
노들야학의 성인발달장애인 배움은 집회참여 및 발언으로도 있어왔다. 노들에 참여하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발언을 통해서 차별받았던 경험을 말하거나 다른 장애인들을 향한 연대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회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한 성인발달장애인 학생은 이전에는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다 싫어한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발언 이후로는 그런 편견도 변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였다.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도) 살아가는 곳이잖아요. 읽으는 거. 낭독하는 거. 그게 좋아요. 그냥. 저는 예전에 낭독 한 번 한 적이 있어. 피플퍼스트 가서 그때 낭독하는 거. 자조모임인가 하는 거 있어. 낭독문을 나와서 읽으라고 하더라고. 그거 한 번 한 적이 있어. 내가. (중략) 차별 받았던 거 하는 거 있어. 낭독문. 그때 나 떨리더라 떨려. 그때 한 번 낭독문 읽은 적 있어. 내가. 장애인한테 그러면 안 된다. 낭독한 적 있어. 내가. 그런 게 좋아. (중략) 너는 장애인인데 돌아다니냐 그런 거 같애. 저는 그런게 싫어. 예전에 많이 들었죠. 차별 받고 그런게 싫어. 그런게 좋아요. 고쳐지면 좋아. 그런 편견을 없애면 좋을 거 같애요. 좋을 것 같애.”(발달장애인 학생 A)
“발언 같은 거 했지. 내가 일에 대한 발언. 옛날에 직장 다닌 거 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좋지. 장애인들한테 다 알리니까 좋지. 장애인들 싸우는 거 그게 다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발달장애인 학생 C)
“투표할 때 나도 장애인도 투표할 수 있다. 새롭게 만들자. 그거 발표할 때 너무 좋았어요.”(발달장애인 학생 B)
집회참여나 발언은 집회의 주제나 내용을 인지하는 발달장애인에게는 억압되었던 분노의 표출이나 연대의 경험을 만들어냈다. 반면 집회의 성격을 단번에 인지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에게는 교사들은 집회 문화 체험에 의의를 두거나 발언을 통한 자신감 획득에 의의를 두면서 점진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방법을 추구하였다.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에 나갈 때 고민은 있었어요. 이런 것조차 우리가 학생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아닐까 이런 고민들이 있었고 한편 ‘이것도 새로운 문화인데 거기 나가서 학생들이 그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것들이 있었고 저는 100프로 시위 현장에 나가서 바뀌었고 그걸 즐겁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봐요. 특히 그것도 하나의 문화로서 집회나 시위 나가서 춤을 추고 즐기기도 하고. 누가 발언을 한다던가 구호를 외칠 때 거기서 듣는 정보들을 단박에 이해는 안 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고, 본인들의 주장으로써 이해되는 지점들이 조금씩 조금씩 생길 때 아무래도 의미가 있다고 보는 거죠.” (야학 교사 A)
한편 배움은 성인발달장애인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교사의 배움을 만들어냈고 사회의 배움을 촉구하게 하기도 하였다. 한 교사는 성인발달장애인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비장애인의 소통방식이 늘어나야 할 필요를 말하였다. 나는 이 교사가 “저는 ** 님하고는 표정으로 이야기 나누거든요.” 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또 한 교사는 발달장애인 학생분과의 관계 속에서 인내할 수 있고 친절할 수 있는 덕성을 함양함으로써 자신이 보다 좋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고 하였다. 한 교사는 함께 만드는 활동에 있어서 비장애인 위주의 시각에서 탈피할 필요를 말하기도 하였다. 또한 지역사회체험에 있어서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배움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배움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다.
“배움은 비단 발달장애인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해당하는 거 같애요. (중략) 학생분들이랑은 언어가 자연스럽지 않은 분들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이 사람이랑은 이렇게 소통하는 게 편하고 저 사람이랑은 이렇게 소통하는 게 편한 거처럼 서로 그거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게 필요했던 거 같애요.” (야학교사 F)
“인내 기다림. 그런 거에 대해서 저를 수련하게 되는 것이 있었다. 저 되게 성질 급하거든요. 성질 급하고. 또 이렇게 감정적으로 불 같고. 당황할 때 엄청 크게 당황하고 이런 취약한 멘탈과 구조들이 있는데. 그거를 계속 돌아봐야 지원할 수 있는 거 같기도 해요. 나의 상태나 내가 앞으로 이전에 이런 행동을 했고 이런 실수를 했는데. 실수를 했다. 너무 쪽팔리다. 이게 아니라 내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지원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떤 것을 해야할까?’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매너리즘이 없어요. 계속 관계가 변하거든요. 빠르게. 내가 계속 고쳐야 하는 바꿔야 하는 취약한 부분들이 발견이 되고. 그거에서 계속 배우게 되는 거죠. (중략) 멘탈이 있으니까 잘 참고 계속 친절하고 이런 분들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는데.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게 좋은 방향이지 않을까. 궁극적으로 정말 훌륭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내가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같이 겪는 것도 이것의 목적일 수 있겠다.” (야학 교사 B)
“여기서 고민했던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장사 팝업카페의 모습, 커피의 모습, 메뉴의 모습들이 있잖아요. 비장애인 중심일 수 밖에 없잖아요. 내가 비장애인이니까 그 사고에 있는 거겠죠. 그거를 달리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거예요. 메뉴를 정할 때도 ‘어떤 분은 하기 어려우니까 이거는 다른 것을 하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필요한 거예요. 그런 것들을 계속 고민하면서 했던 거 같애요. 될 수 있으면 단순한 것들을 하려고 하고 실습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것들로 정하기도 하고. 포스터를 만들어도 그 위에다 내용을 적어주면 학생들이 맘대로 표현할 수 있게 하고 누가 보면 ‘낙서야’ 할 수 도 있잖아요. 정상성의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학생들 성격에 맞게 하는 게 멋있었고 좋았어요.” (야학 교사 C)
“사회참여 면에서는 우리가 A원 같은 경우에는 버스 타기를 계속 시도했었거든요. 우리는 장애인들이 사회로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비장애인들이 발달장애인이든 장애인이든 충분히 우리의 눈에 있어야 하고. 그들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들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버스 타기를 시작하고 버스에서 소리를 지르더라도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비장애인이 느껴야 하고. 그것을 하나의 인권으로서 저 사람들의 삶을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사회로 나와야 하고 지역사회로 나와야 하고 버스를 타야하고 지하철을 타야하고 권익옹호 활동을 계속 해 나가야죠. 이런 지점이죠. 이런 활동이 계속 많아지고 다양해질 때 장애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만들어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야학 교사 A)
한편 함께하는 배움에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다. 먼저 도전적 행동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구타를 하거나 폭력을 하거나 소리 지르는 일이 있거든요. 소리를 지르는 일은 얘기를 하면서 풀어갈 수 가 있는데 폭력을 당할 때 이거를 내가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 까 어떻게 케어를 할 수 있을 까 하는 고민이 많아요. 몇 번 당한 적이 있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폭력을 당하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문제는 그 다음에 그 다음 수업에 그 폭력을 한 학생과 만났을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하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요. 물론 이제 똑같이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 ‘잘 해보자.’ 해도 또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생기기도 하고. 반복이 되다 보니까 내가 잘 못하는 건가 자괴감이 들 때도 있고.” (야학 교사 H)
교사들은 외부 강사로부터 교육을 찾아 받으면서 도전적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매번 수업이 끝난 후 회의를 통해 긍정적 행동지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향후 다른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대처 방안들을 발굴하고 시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 도전적 행동을 안 좋게만 바라보지 않고 의사표현의 하나라는 시각도 제기되었다.
“학생들이 도전행동을 하고 감정표현을 심하게 하는 것도 진보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 라고 보죠. 맞는 선생님도 있고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길들여져 있다가 길들여짐이 풀려났을 때 그들이 하는 행동은 당연히 그럴꺼라고 보는 거예요. 길들여져 있는 데 여기까지 나와서 길들여지는 것이 노들야학의 목표는 아니니깐. 노들야학의 목표는 이 길들여진 사람들이 노들야학에 나옴으로써 좀 더 자유롭게 만드는 게 목표니까 당연히 좀 더 자유롭게 해줄 때 그런 자유로움을 계속 처음 접하게 됐을 때 당연히 감당하지 못하는 것에서 일어나는 욕망이 도전행동 감정으로 나온다고 보는 거예요. 도전행동도 그렇게 나쁘게는 보지 않아요. 오히려 그들의 욕망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을 하는 측면이 있어서.” (야학교사 A)
야학의 다른 어려움으로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예산 확보, 안정적인 교사수급의 필요가 제기되었다.
“최중증의 자폐 성향이 센 학생, 중증인 학생, 경증인 학생이 있으면 같이 섞어서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각각에 맞는 지원이 될 필요도 있는데 우리는 묶어서 하잖아요. 묶어서 할 수 밖에 없는 건 돈이 없어서 그래요. 그런 식으로 좀 더 나누어지고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애요. 아쉽다.” (야학 교사 A)
“맞춤형 설계가 굉장히 필요한데 그 맞춤형을 하려면 인력이 필요하다.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예를 들어 H님이 도전행동을 해요. H에 도전행동에 관심을 두다 보니까 배제가 일어나거든요. 그러다보니까 J나 Z나 따로 도전행동을 많이 하지 않는 분들은 늘 배제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거예요. 그래서 늘 미안한 거예요. (중략) 그냥 조용히 잘 계시는 분. 딱히 다른 테이블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관심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소통을 더 하지 못하는 거죠. (중략) 결국 자본인거죠. 사람 뽑아야 하는데 돈이 없고.” (야학 교사 F)
“교사가 야학 저녁 수업처럼 한 명이 열 명의 학생을 감당하는 걸로는 감당이 안 되는 거 같고 낮 수업은 강사가 많잖아요. 한 수업에 대 여섯 명이 들어가는 거고 활동지원사나 근로지원인도 같이 들어가는 거고. ‘지원 인력이 많아야 겠다.’ 그런 것도 느꼈죠. 지원인력이 적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고 사고가 생기기도 쉽고. 그런 것을 갖춰나가는 것도 힘든 과정이고. 돈도 있어야 하고. 자원을 풍부하게 갖춰야 하는 그런 과정들이 쉽지는 않았던 거 같애요.” (야학 교사 D)
“학생분들은 계속 나오는데 교사분들은 변동이 많이 되더라고요. 원래 나오시던 분들이 학생분들과 교감이 길었었는데 새로운 분들은 학생분들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고 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학생분들은 떠난 선생님과 교감이 있었는데 새로운 선생님하고는 교감이 어떻게 될까. 그런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교사분들도 안정적일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야학 교사 H)
“예산. 시설. 발달장애 특성에 맞는 시설 장비들이 있으면. 지금 야학은 후원과 국비지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니까. 그런 환경들이 구성되면 더 재밌게 일자리든 수업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애요.” (야학 교사 C)
이상 노들야학에서의 성인 발달장애인 배움의 필요성과 효과 그리고 어려움을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았다. 나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배움이 장애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될 필요를 발견했다. 그리고 장애정도가 심한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도 장애정도가 덜 심한 발달장애인에게 행해지는 직업능력향상교육이나 시민사회교육 만큼 자기표현이나 활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삶의 의욕과 연결되어 있기에 중요하게 인식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학업기간이 단절된 성인발달장애인에게 학업의 중단이나 직업을 구할 수 없는 것은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도 연결되어 소외와 자존감의 하락, 가족의 부담을 가져올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함을 발견하였다. 한편, 집회참여나 발언을 통하여 차별받은 경험에 대해 표출하는 것, 다른 장애인들과의 연대를 형성하는 것은 자신의 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달리 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인발달장애인을 포괄할 수 있는 집회문화가 형성될 필요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성인발달장애인의 배움은 그 활동 속에서 야학교사의 배움과 사회의 배움을 만들어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함께-함 속에서 서로 배우는 것들이 있었다. 그 밖에 배움에 있어 어려움으로는 도전적 행동에 대한 대처와 예산부족의 어려움을 볼 수 있었다. 함께 어려움을 타개하고 활동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더하여 보다 좋은 노들야학의 성인발달장애인 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래본다.
* 본 글의 게시는 성인 발달장애인 학생분들과 노들야학 교사들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였습니다. 글을 통해 본 인터뷰에 참가해주신 성인 발달장애인 학생분들과 노들야학 교사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