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1.01.06 09:47:07


박카스

 

 

* 루쉰의 소설에는 하나의 중심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원점만이 보인다.

-다케우치 요시미

 

 해피쌤의 발제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루쉰 소설에 초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점이 아닌 타원형 안의 대칭점을 이루고 있다고 발표하셨죠. 저 역시 궁금했어요.

루쉰은 왜 난국을 타결시키는 초인 대신 일그러지는 자와 그 일그러지는 자의 주변관계만을 그려넣으려고 했을까.

이러한 점은 카프카가 그의 소설에서 사라지는 자를 등장시키고 그의 주변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점과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을 극복한 자를 작품 속에 투영함으로써 어떤 작가는 그러한 초인을 그리고 있는 자신에게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작가는 이러한 초인을 그려넣음으로써 그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것에 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어떤 작가는 허구로의 현실을 작품에 그려넣습니다. 이 작가는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인물과 주변을 그려넣음으로써 스스로의 비루함과 마주합니다. 그 비루함을 작품에 올려놓음과 동시에 작가는 그러한 비루함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통해 작품을 써나갑니다. 여기에 작가는 스스로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이 작가는 위 작가처럼 감동을 전달하는 것 보다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은 몰라도 루쉰은 아마 후자의 이유로 글을 쓰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 절망의 허무함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는 희망 역시 내 스스로의 손으로 만들어낸 우상이 아닌가? 단지 그의 소망이 현실에 아주 가까운 것이라면, 나의 소망은 막연하고 아득하다는 것뿐이다. 몽롱한 나의 눈앞에 바닷가의 파아란 모래 사장이 떠올라왔다. 위로는 짙은 쪽빛 하늘에 황금빛 보름달이 걸려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공부시간 가운데 들은 유미쌤의 사춘기시절 이야기는 상당히 복잡했던 시간이었지만, 내공이 튼실히 쌓여갔던 시간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지금 이대로의 삶이라면 지금 죽는 거나, 10년 뒤, 20년 뒤에 죽는 것과 다른 게 뭐가 있는 걸까? 죽지도 않으면서 자조할 시간을 ’폴짝‘ 넘어서고 싶었어요.'

 

 저는 이 말이 루쉰의

‘절망 역시 허무하다. 희망이 그러하듯이.’

와 오버랩되더군요.

 

 루쉰 역시 그러한 의미로 절망의 허무함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요?

세상이 요구하는 강박으로 인한 긍정이 아닌, 절망함 역시 아무것도 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때 솟아오르는 긍정. 절망적 상황에서 던지는 삶에 대한 긍정을 루쉰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더불어 루쉰의 말 가운데 꽂혔던 말은 "소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망이 길이 되게 하는 것은 함께 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 가능하다."였어요. 좌절에 돌을 던지기 시작할 때, 그 돌을 던지는 것이 일상이 되고 그 돌을 던지는 행위들이 신뢰로 구축될 때, 또 다른 친구가 생겨나고 소망의 길은 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도요.

 

 

* 루쉰의 글에서 인물들은 빗겨나간다?

 

 

 루쉰은 전형적 인물을 그리지않지요. 진짜 착한, 진짜 악한 뭐 이런 사람이 없어요.

전형성에 대한 배반, 이것이 또한 루쉰이 그의 글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물은 물론 사건도 마찬가지로요.

이야기의 전개가 거시적인 이야기보다는 인물과 주변상황의 배열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주변성을 읽어내는 것이 루쉰에게는 현실인식의 원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관계가 그 '사건', 그 '인물'을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글 안에서 이념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 역시 철저히 생존의 문제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거 같애.' 라고 말한 덤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루쉰은 전형을 배반한 주변, 표상되는 것이 아닌 그 내부 관계를 드러냄으로써 이념과 사상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점점 재미있어지는 루쉰, 루쉰의 글~

 또 한번 첨벙! 빠져보아요~

 

2011.01.06 10:13:15

루신의 '민족혼', 아니 '글쓰기혼'이 규호에게 감염되었나? 탱탱하게 긴장되면서도 매끄러운 규호의 글솜씨에 놀랐다. 루쉰효과?


저는 어제 세미나에 한 이야기 중 두 개의 중심과 타원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루쉰은 항상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이념과 생존, 지식인과 민중, 성안과 노진 등 대립되는 중심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중심에서 단일한 원(세계)이 형성될 즈음에 다른 중심을 근접시켜 그 원을 일그러뜨리고, 또 새로운 중심이 단일한 원을 형성할 즈음에 다시 처음의 원을 근접시켜, 어떤 중심도 총체적인 원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는 한에서만 중심들을 사유하고 근접시키고 대립시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타원형이라는 어떤 세계의 도형이 완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차라리 엄청난 에너지의 와류만이 형성되는 형국입니다. 암튼, 루신과 노들이 근접해서 일으키는 와류가 즐겁습니다. 다음주엔 노들 신년 엘티로 건너 뛰고, 그 다음 주엔 '아큐정전' 합니다. 수유너머 '아큐정전 연극팀'의 연극이 있을 예정입니다. 기대됩니다. 

?

  1. No Image

    루쉰 다음 주 읽을 범위 입니다.

    2011.02.10 12:22:27 박카스        이번 주에는 상서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까오선생, 죽음을 슬퍼하며, 형제 세 작품에서 '말하는 것'과 '사는 것'의 다름과 후자의 중요성을 어떤 작품에서는 슬프게, 또 어떤 작품에서는 희극적으로 그리고 있...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791
    Read More
  2. No Image

    노들 현장인문학 이번 주 <고독한 사람> 까지 읽습니다.

    2011.01.25 14:07:12 박카스                   <오리의 희극> 과 <마을 연극>은 너무 짧으시죠?   이번 주에는 생애 2장을 빼는 대신 <고독한 사람>을 읽습니다.   <오리의 희극> , <마을 연극> , <고독한 사람>까지 읽고 수요일날 만나요~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828
    Read More
  3. No Image

    1월 5일(풍파,고향) 후기

    2011.01.06 09:47:07 박카스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31362     * 루쉰의 소설에는 하나의 중심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원점만이 보인다. -다케우치 요시미    해피쌤의 발제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루쉰 소설에 초인...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898
    Read More
  4. No Image

    2주째 야금야금 루쉰을 읽다~!

    2010.12.27 16:10:26 해피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30328 노들세미나는 세미나를 마치고 남는 그 생생한 여운 너무나 좋습니다. 아마도 전에 일하던 곳에서 사랑하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세미나가 자꾸만 떠오르기 ...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1050
    Read More
  5. No Image

    루쉰 책 읽을 범위입니다.

    2010.12.20 16:40:51 박카스                 날짜 커리 12/ 8(1주) 오리엔테이션 12/ 15(2주) 노신선집 : 노신의 삶과 문학 + 소설 납함 중 (머리말, 광인일기, 공을기) 12/ 22(3주) 노신선집 : 약 , 내일, 사소한 사건 + 생애 1,2장 12/ 29(4주) 노신선집 : ...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818
    Read More
  6. No Image

    청소년 인문학 강좌 | 공자와 제자들의 유쾌한 교실

    2010.12.19 16:58:32 기픈옹달               이번주 화요일(21일) 아름다운 제단의 후원을 받아 구로에 <아름다운 구로 청소년 공부방>이 열립니다. 늘어나는 고령(?!) 청소년들을 수용하지 못하던 차에 잘 되었지요. 구로 파랑새 공부방에 있던 청소년들은 ...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1036
    Read More
  7. No Image

    지역 아동센터 교사 세미나, <마중물 세미나 시즌 2>

    2010.10.26 00:13:52   기픈옹달          <마중물 세미나 시즌 2> 마중물 세미나는 지역 아동센터 교사들이 중심이 된 세미나입니다. 지역 아동센터라는 현장이 당면한 문제를 뛰어넘을 ‘좋은 앎과 좋은 삶에 대한 비전 찾기’가 우리 세미나의 목표입니다. 지...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904
    Read More
  8. No Image

    노란들판에서 루쉰을 읽다

    2010.12.16 10:02:51 덤                   역시 달랐다. 약간 늦게 시작하고, 약속한 독서노트도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여유가 느껴진다. 그들의 '여유'에 '초조해졌지만' 토론 과정에서 기분이 좋아졌다. 장애인 투쟁과 함께 해 온 그들은 '지식인'...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920
    Read More
  9. No Image

    현장인문학: 루쉰과 함께 글쓰기

    2010.12.09 19:39:15 박카스    * 오리엔테이션때 했던 이야기들 정리했습니다!!! 다음 주 부터 열공! 열필! 이예요~~   수유너머+노들 루쉰, 세미나     1)전체 맥락   *~각 7주:소설+전기읽기 + 연극,소설,시 에세이발표 *각 5주~: 잡문 읽기+ 연극,소설,시 ...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780
    Read More
  10. No Image

    현장인문학: 루쉰과 함께 글쓰기

    2010.11.29 13:27:20 덤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8936 수유너머와 노들장애인이 함께 하는 현장 인문학, 맑스와 푸코를 지나 이제 <루쉰>을 읽고자 합니다.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소설과 잡문을 읽습니다. 루쉰의 야생...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1023
    Read More
  11. No Image

    지역 아동센터 선생님들이 여는 청소년 인문 강좌, Show Your Life!!

    2010.10.25 23:26:26 기픈옹달                지난 봄부터 준비했던 지역 아동센터 선생님들이 여는 청소년 인문학 강좌가 드디어 시작합니다. ^0^;;  지역 공부방 선생님들과 함께 세미나를 하면서 누구든 자기가 배운 내용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1014
    Read More
  12. No Image

    또 하나의 장애인+비장애인 공동체 발견 - 일본 나고야 왓빠회

    2010.10.03 19:18:08 누미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5815   정수쌤이 알토에서 자세히 소개한 캠프힐, 베데루의 집에 이어 또 하나의 장애인+비장애인 공동체를 포착했습니다! 일본 나고야에 있다는 왓빠회!   전국...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993
    Read More
  13. No Image

    이번주 토요일 노들,노란들판의 꿈을 합니당.ㅋ

    2010.09.28 13:46:17 맹희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5514 이번주는 더 알흠다운 서평을 위해서- 담주로..,ㅎ 흑흑.ㅠ;;   노들에 이번주 큰 행사가있어서 이렇게 꼬물꼬물이나마 알리러 왔습니당.ㅋ 예전 야학이 적...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904
    Read More
  14. No Image

    싸드 님 이야기 나오는 퀼스, 같이 볼까요?

    2010.08.30 15:43:13 뉴미                    지난 금요일 밤에 성의역사1권을 사다가 같이 일하는 조**이에게 소리내 읽어줬어요. 일은 끝났고 누군가를 잠시 기다리는 중이었거든요.   겨우 몇 장 넘겼는데 섹스, 섹스, 섹스 어머나 이렇게 섹스라는 단어가...
    Date2015.07.21 By손오공 Reply0 Views866
    Read More
  15. No Image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다

    뉴미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4550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어요. 좀 많이 잔인하지만, 참 재미있더군요. 첨엔 무서워하면서 보다가 뒤로 가니까 자꾸만 푸코 책에서 나온 것들이 생각나서 재미났어요.   사람...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825
    Read More
  16. No Image

    환청&망상대회 찾았어요.

    2010.08.11 22:58:42 뉴미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4134   일본에 있는 '베테루의 집'에서 1995년부터 하고 있대요. 베테루의 집에 대해서는 MBC <W> 157회에서 다룬 적이 있고, 일다에도 소개 기사가 있네요.   “...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1128
    Read More
  17. No Image

    만세~ 장애등급제 토론회 자료집

    2010.07.27 15:24:55 유미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3569   http://beminor.com/board/index.html?id=movement&no=6   요기 가서 내려받으면 됨.       주최 : <장애등급제폐지와 사회서비스권리확보를 위한 공...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831
    Read More
  18. No Image

    장애등급제 토론회

    2010.07.20 14:36:14 노들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3441     장애등급제의 문제점 진단과 복지전달체계 대안모색을 위한 대토론회 -.일시 : 7월 21일(수). 오후2시. -. 장소 :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 1부 기조발제 발제1. 장...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742
    Read More
  19. No Image

    우왁....<'돈에 눈먼 비정한 동생들' 언니 정신병원 감금>

    2010.07.19 11:24:28 뉴미악 http://commune-r.net/xe/index.php?document_srl=23382   체인질링 봤더니 이제 이런 기사가 눈에 띄이네요.  악. 무서워.     <'돈에 눈먼 비정한 동생들' 언니 정신병원 감금> 남매한테 징역형 선고…강제입원 ...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856
    Read More
  20. No Image

    비정상인들 진행 순서

    2010.07.17 18:58:18              만세 애...늦어서 죄송합니다.   유미 누나한테 전화해서 전하긴 했는데, 올리지를 못했네요.   비정상인은 일단 2강씩 끊어서 가겠습니다.   1,2 / 3,4 / 4,5 / 7,8 / 9, 10, 11   요렇게요^^   어느 하루는 세 챕터를 한번...
    Date2015.07.14 By손오공 Reply0 Views66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