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빅 - 노들 일상 기억 02 (후원주점 이야기)

by 박준호 posted May 24,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후원주점의 계절을 맞아 후원주점 특집을 써 보았습니다. 삐빅

 

* 노들야학은 매해 여름 후원주점을 합니다. 공간 마련을 위해, 교육기금 마련을 위해, 급식기금 마련을 위해, 후원주점의 제목도 그에 맞게 붙이고 뜨겁게 후원주점을 합니다. 진짜 더워요.

 

수정됨_20130601_일일호프_노들야학주차장 (155).png

그래도 이렇게 많이 오십니다. (2013년 후원주점)

 

* 2008년부터 20011년까지는 여의도 BTB호프, 2012년 고려대 학생식당, 2013년부터는 노들야학 주차장에서 후원주점을 했습니다.(그 이전 장소는 잘 모릅니다) 노들야학과 다른 많은 장애인단체에서 후원주점을 했던 여의도 BTB호프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넓다는 장점밖에 없었지만 선택지가 없는 장애인단체들은 비싼 하루 임대료를 내고 사용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의도 BTB를 검색하다 많은 단체의 선전물을 발견해 함께 실어봅니다)

 

3731874248_6533b5c4_cf-m.jpg

2007년 전장연 호프 - " 웰컴 투 호사벌" 웹자보. 영화제목 페러디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진다..

 

보기_티켓앞3.jpg

2008년 탈시설공투단 / 정태수열사 추모사업회 후원주점 -  세상과 맞짱뜨다. 역시 BTB호프에서 진행하였다.

 

< 2011 후원주점 >

 

수정됨_btb1.png

2011 후원주점 - 노들음악대

 

* BTB호프에서는 노들음악대의 첫 후원주점 공연이 있었습니다.

단색 반팔티를 맞춰입고 멋을 부린 저 사진의 인물들을 보니 너무나 흐뭇합니다.

무대 가장 왼쪽 방상연님은 하모니카를 목에 걸고 공연 시작 전에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피에로 코를 붙인 가비님과 토끼귀를 한 신진수형이 무대 가운데 있고 김탄진형은 별모양 선글라스를 쓰고 웃고 있습니다. 저는 기타를 쳤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저기 앞에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드시는 저 분들이 너무나 괴로워했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

 

수정됨_btb2.png

2011 후원주점 - 노들음악대 /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1미터면 충분하다.

 

수정됨_주방천동지.png

2011 후원주점 - 주방에서 장발 멋쟁이 천성호선생님. 

 

수정됨_진수.png

2011 후원주점 - 가운데모자 : 이알찬님 / 오른쪽 모자 : 김진수님. 주방에서.

 

* 이날 여의도 호프의 매출은 500만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루 12시간 일해서 번 돈이었습니다. 길고 긴 준비시간까지 들인 공에 비해 매출이 나오지 않아, 누군가는 호프를 정리하며 “20명이 노가다를 했으면 500은 벌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자조하기도 했습니다. 호프 하는 날은 정신없이 지지고 볶고 나르고 마시고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는 날입니다, 정리하는 일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뒷풀이는 해야 합니다.

 

* 이날 후원주점 뒷풀이는 야학 근처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교사들은 짐을 싣고 마지막까지 짐을 옮겨야 하는 사람을 봉고에 마저 태우고 다른 차에 타지 못한 사람들은 택시를 타거나 늦은 대중교통을 알아서 이용해서 오도록 해서 혜화역에서 뒷풀이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남아 있는 학생들도 뒷풀이를 하고 싶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탈 수 있는 차가 없으니 그냥 교사들만 짐을 싣고 이동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다음에 보자고 하고 갔는데 우준이형은 뒤따라 가서 전화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장콜이 있긴 했지만 늦은 시간에 차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 할 때라 나는 무슨 말인지 대충 이해한 척 하고 차를 타고 가서 학생들은 잊고 신나게 뒷풀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준이형과 몇 명의 학생들이 여의도에서 혜화역까지 전동휠체어를 달려서 뒷풀이 하는 곳에 와버리셨습니다. “혜화동 왔는데 지금 어디냐고 전화로 묻던 순간 그 놀라움이 지금 떠오르는데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그게 가능했을까, 내가 꿈을꾼게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 2012 후원주점 >

 

2012년 후원주점은 고려대 학생식당에서 했습니다. 고대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되지 않아 100리터 두 봉지 들고 뒷풀이를 하게 되었고 가게에 버리게 해주신 오까오지 호프 사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영민 교사님이 야학에서 고대까지 운전을 여러번 열심히 해주셨던게 기억납니다.  

 

< 2013 후원주점 >

 

* 그리고 2013년 드디어 노들 주차장에서 후원주점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은 안나지만 교장샘이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생각을 우린 미리 못했을까, 돈 내고 멀리까지 가서 고생하며 호프를 했을까. 야학에서 하는 행사라 마음도 편하고 접근도 좋아서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이번 후원주점도 들음악대의 연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정됨_20130601_일일호프_노들야학주차장 (3).png

2013 후원주점 - 클래식 노들음악대

 

수정됨_s.png

2013 후원주점 - 2013년 맹활약하신 신임교사 배승천님(가장 왼쪽)

 

수정됨_b.png

2013 후원주점 - 8시의 후원주점 분위기

 

수정됨_20130601_일일호프_노들야학주차장 (270).png

2013 후원주점 - 본격뒷풀이

 

 

* 이후 2015년 후원주점은 저에게 가장 우울한 주점이었습니다. 저는 야학 상근을 그만두고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후원주점 다음날이 자격증 시험날이라 저는 호프 준비를 구경만 하다가 집에 공부를 하러 갔습니다. 후원주점날 술도 못마시고 공부를 하느라 너무 우울했습니다. 시험은 턱걸이로 합격을 했지만 그날 집에서 우울한 기분은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후원주점을 하면 주방에서 요리하거나 서빙하다가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가끔 민구형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마시고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놀다가 다시 주방에 들어가 소세지를 돌렸습니다. 그렇게 뒷풀이를 하다 눈을 떠보면 일요일이 와있고 저는 야학 라꾸라꾸침대에 누워있고 복도 쇼파에는 현준이형이 자고 있었습니다야학 교사 학생들은  재밌게 호프를 준비하고 참석하지만 호프를 해서 학생들의 무상급식비용을 만들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많은 후원과 티켓 구입을 부탁드립니다.

 

* 마지막 영상은 주연 출연자의 동의를 얻어 제공해드리는 2013 후원주점 본격 뒷풀이 댄스 영상입니다.

 

 

 

 


Articles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