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활동소식


장애인단체 대표, 서울 중부경찰서 화장실서 점거농성 벌인 까닭

by 뉴미 posted Nov 01,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경향] 장애인단체 대표, 서울 중부경찰서 화장실서 점거농성 벌인 까닭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장애인인권운동 단체 대표가 서울의 한 경찰서 화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경찰서장이 사과하면서 농성은 30분만에 끝났다. 장애인인권운동 단체 대표가 경찰서 화장실을 점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57)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중부경찰서 본관 1층 남자 화장실에서 30분간 점거 농성을 벌였다. 경찰서 1층 남·녀 화장실 모두 ‘장애인 화장실’이라는 표시가 붙어있었지만 화장실이 비좁아 휠체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서 본관 1층 화장실은 직원들은 물론 경찰서를 찾은 민원인이나 조사를 받는 일반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l_2017110101000129900006261.jpg

박 대표는 이날 이마에 ‘화장실 농성’ 이라고 쓴 종이카드를 붙이고 화장실 안에서 “중부경찰서는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공공기관이지만, 정작 장애인들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며 “접근도 못하는 장애인용 화장실에 왜 장애인 마크를 붙였나. 서장이 직접 나와 해명하기 전까지 점거하겠다”고 외쳤다. 

또 남자 화장실 출입구, 화장실 거울, 소변기 칸막이, 양변기 출입문, 손 건조기 등에 ‘중부경찰서 장애인용 화장실은 장애인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김광식 중부경찰서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8조를 위반했다’, ‘김광식 중부경찰서장은 장애인 편의증진법을 위반했다’ 등의 문구가 적힌 A4 용지 30여장을 붙였다. 

 

박 대표는 “저는 장애인 화장실 접근권 확보를 위한 농성 중입니다. 농성을 해야 하니까 집회시위법에 따라 여기서 집회시위신고를 하겠습니다. 신고용지를 가져오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중부경찰서 정보과 직원 등이 나와 박 대표를 말렸다. 

취재기자가 실제로 중부경찰서 남자화장실을 확인한 결과 화장실 내부 통로 폭은 수동 휠체어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인 50~70㎝에 불과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소변기나 양변기를 이용하려면 화장실 안에서 휠체어를 돌려야 하는데 이 화장실은 휠체어 방향을 전환할만한 공간이 없다. 소변기에 설치된 보조 손잡이는 휠체어 이동을 방해했더. 양변기 칸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작은데다 문은 여닫이였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 사용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통행로 폭을 1.2m 이상으로 확보해야 하고, 소변기 보조 손잡이 등이 휠체어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더라도 양변기 출입구는 미닫이로, 공간은 휠체어가 드나들수 있도록 1m×1.8m를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앞서 박 대표는 ‘장애인 인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집회를 주도했다가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8일까지 벌금을 내지 못해 다음날 중부경찰서에 연행됐고 100만원을 마련한 뒤 풀려났다. 박 대표는 장애인용 표시가 붙어있는 1층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 들어갔지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다. 

l_2017110101000129900006262.jpg

점거 농성 전날인 지난 3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보건복지부에 전화해 휠체어 장애인들이 중부경찰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다며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화장실 점거 농성을 시작한지 20분 뒤, 김광식 경찰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서장은 “이용에 불편을 드려 사과드린다. 오늘 아침 복지부로부터 지적을 받고 공사 견적을 냈다. 출입구를 장애인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고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김 서장의 해명을 듣고 점거농성을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경찰서장이 개인적으로 사과한 것”이라며 “법 시행 이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건물로,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할 의무는 없다. 장애인 마크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출입구 유리문이 밖으로 잡아당기게 돼 있어서 장애인들이 불편하니까 슬라이딩 문으로 바꾸는 내용의 공사 견적은 내기로 했다. 내년에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인데 예산이 확보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찰청사처럼 중요한 공공기관의 경우, 노후 건물이더라도 법 시행 2년 이후인 2000년부터는 장애인 화장실을 갖춰야 한다. 다만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등 불가능한 경우라면 예외 대상”이라며 “중부경찰서는 오래된 건물이다보니까 공사 등이 어려워 예외 적용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경우에라도 양변기 칸 만큼은 공간을 넓히고 미닫이 문으로 만들어야 한다. 강행 규정은 아니라서 법률 위반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적어도 통로는 넓히고, 양변기 칸은 넓히는게 옳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경찰서 등 공공기관 건물을 대상으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공공기관에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하는 일은 장애인들에게는 일상적인 문제인데도 정작 공공기관들은 돈 문제로만 판단한다. 법이 시행된지 20년이 다 돼가는 데도 예외 적용을 들며 전혀 이행할 생각이 없다. 장애인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데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더 앞서가야할 공공기관, 경찰서가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 어느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냐”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다른 경찰서,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화장실 점거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011414001&code=940100#csidx9a283b7672416d89e49d8dae7fb6bac 


  1. 장애인단체 대표, 서울 중부경찰서 화장실서 점거농성 벌인 까닭

    경향] 장애인단체 대표, 서울 중부경찰서 화장실서 점거농성 벌인 까닭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입력 : 2017.11.01 14:14:00 수정 : 2017.11.0...
    Date2017.11.01 Reply0 Views45 file
    Read More
  2. [세상 읽기] 선감도의 원혼들 / 홍은전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1974년 열세 살의 이상민(가명)은 청량리역에서 신문팔이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역전 파출소 경찰들이 마구잡이로 ...
    Date2017.10.23 Reply0 Views8 file
    Read More
  3. [고병권의 묵묵] 약속

    [고병권의 묵묵]약속기사입력 어떤 사람들은 시설이 그렇게 끔찍한 곳이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시설을 함께 둘러보던 사람 중에는 시설이 생각보다 깨...
    Date2017.08.27 Reply0 Views47 file
    Read More
  4. [세상 읽기] 그 사람 얼마나 외로웠을까 / 홍은전

    [세상 읽기] 그 사람 얼마나 외로웠을까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그날 박진영씨가 종이에 뭔가를 써와서는 세 부를 복사해 달라고 ...
    Date2017.07.18 Reply0 Views62 file
    Read More
  5. 유골을 업고 떡을 돌리다

    [세상 읽기] 유골을 업고 떡을 돌리다 등록 :2017-06-19 19:49수정 :2017-06-19 19:54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동네에 현수막을 걸었다. &ls...
    Date2017.06.23 Reply0 Views54 file
    Read More
  6. [고병권의 묵묵] 우리 안의 수용소

    [고병권의 묵묵]우리 안의 수용소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고려대 민연 연구교수 입력 : 2017.06.04 21:17:01 수정 : 2017.06.04 21:...
    Date2017.06.23 Reply0 Views52 file
    Read More
  7. [세상 읽기] 아직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 홍은전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스물넷에 뇌출혈로 우측 편마비와 언어장애를 입은 송국현은 스물아홉에 꽃동네에 들어가 24년을 살았다. 2012년 그...
    Date2017.04.26 Reply0 Views83 file
    Read More
  8. [기고] 혁명의 시작 / 박경석

    등록 :2017-04-20 18:05수정 :2017-04-20 20:48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피고인은 피고인 집 안방에서 다른 가족들이 없는...
    Date2017.04.24 Reply0 Views96 file
    Read More
  9. [고병권의 묵묵]내 친구 피터의 인생담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고려대 민연 연구교수 내 친구 피터, 그는 목소리가 정말 컸다. 말하는 게 사자후를 토하는 듯했다. 은유 ...
    Date2017.04.10 Reply0 Views60 file
    Read More
  10. [세상 읽기] 최옥란의 유서 / 홍은전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3월26일은 장애해방 열사 최옥란의 기일이다. 추모제에서 낭독할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그녀에 대한 자료들...
    Date2017.04.10 Reply0 Views28 file
    Read More
  11. [세상 읽기] 어떤 세대 / 홍은전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아버지를 힘껏 밀어 쓰러뜨린 날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장애인야학 교사가 된 나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
    Date2017.04.10 Reply0 Views21 file
    Read More
  12. [세상 읽기] 당신처럼

    [세상 읽기] 당신처럼 / 홍은전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고향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고속버스운송조합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였다. &l...
    Date2017.02.05 Reply0 Views66
    Read More
  13. [세상 읽기] 벗바리 / 홍은전

    [세상 읽기] 벗바리 / 홍은전 등록 :2017-01-02 18:18수정 :2017-01-02 19:20 홍은전 작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나는 박현이다. 1983년에 태어나 201...
    Date2017.01.10 Reply0 Views90
    Read More
  14. [고병권의 묵묵]소리없는 외침에도 귀를 열자

    [고병권의 묵묵]소리없는 외침에도 귀를 열자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고려대 민연 연구교수 인쇄글자 작게글자 크게 입력 : 2017.01.08 21...
    Date2017.01.10 Reply0 Views150
    Read More
  15. 광장을 지키는 별 (김주영/송국현/이재진/박현의 편지글. 홍은전 씀)

    "광장을 지키는 별" 김주영/송국현/이재진/박현 동지의 편지글. 홍은전 씀. 나는 김주영입니다. 나는 욕심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스물일곱에 자립해 장...
    Date2016.12.31 Reply0 Views227 file
    Read More
  16.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성명서]농성 1348일차! -더불어민주당 전혜숙의원의...

    오늘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1468일차 입니다! [성명서]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 폐지하...
    Date2016.08.26 Reply0 Views401 file
    Read More
  17. 자립생활 10년 꽃님 씨, 자립생활 꽃씨 뿌릴 '꽃님 기금' 만들다

    10년간 월 20만 원 모아 2000만 원 기부 "나 같은 사람 한명이라도 더 데려와 달라" 2006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온 꽃님 씨에게 올해는 유달리 특별...
    Date2016.08.23 Reply1 Views177 file
    Read More
  18. 세계사회복지대회 폐회식 공식 발언

      무참하게 끌려나간 장애인 활동가, 폐회식 때 ‘특별한 손님’으로 초대됐다 세계 사회복지사들 요청에 세계사회복지대회 폐회식 때 공식 발언 “각국 ...
    Date2016.07.03 Reply0 Views235
    Read More
  19. 허공에 밧줄로 매달린 장애인,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허공에 밧줄로 매달린 장애인,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경기420공투단, 남경필 도지사에 약속 이행 요구하며 고공시위 등록일...
    Date2016.06.03 Reply0 Views279
    Read More
  20. 20160126. 세월호 & 노들 집담회 녹취록

    20160126. 세월호 & 노들 집담회 녹취록 홍은전 :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4.16세월호와 노들야학 집담회 진행을 맡은 홍은전입니다. 반갑습니다. ...
    Date2016.05.20 Reply1 Views110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노들공간대여 바로가기 ▶